[공원운영]양천공원 책쉼터 운영을 마치며... 지난 2년 간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요?

2023-02-22

△ 양천공원 책쉼터 전경

2003년 재단이 설립된 이래로 서울숲공원 조성과 운영을 비롯해 한강공원입양, 공원의친구들 등 다양한 도시공원활동을 펼쳐온 서울그린트러스트는, 2021년 5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양천근린공원이라는 작은 동네공원에서 ‘책쉼터’라는 공원문화시설의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2023년 2월 28일을 마지막으로 양천공원 책쉼터/키지트 운영용역을 마칩니다. 많은 고민 끝에 2023년도 용역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2월 28일자로 마무리를 짓게 되었어요. 2021년 5월 책쉼터 운영을 시작한 이래로 1년 9개월 만이네요. 

양천공원 책쉼터는 2020년 말 개장했지만,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의 여파로 겨울철 내내 문을 닫는 등 주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한 공간이었어요. 멋진 공간임에도 처음엔 공간만 덩그라니 있는 것 같았던 책쉼터였지요.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영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곳! 책쉼터가 양천구의 공원문화를 선도합니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책쉼터 운영용역을 시작했습니다. 책쉼터를 매개로 시설과 공원, 지역주민이 서로 연결될 수 있길 꿈꾸며 2년 간 여러 가지 시도를 했던 것 같아요. 서울숲이라는 대형공원에서 쌓은 공원 문화의 경험을 지역 공원으로 전수하고 싶기도 했고요.

약 2년이 지난 지금, 평일 아침엔 나만의 공간인듯 한적했던 책쉼터는 이젠 매일 아침 빈자리 없이 북적거리는 공간이 되었고, 어린이대상 생태/문화프로그램들은 오픈 1분만에 마감이 되기도 하는 등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몇몇 참가자들은 자발적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하기도 하고, 35명의 정기 봉사자들이 든든하게 책쉼터를 뒷받침해주시는 등 작지만 끈끈한 커뮤니티 활동도 생겨났어요. 양천50플러스재단, 강서양천햇빛발전협동조합, 꽃피는책방 등… 양천구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이런 저런 활동들을 꾸렸던 시간들도 소중한 경험과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핫하고 트렌드 넘치는, 뜨거운 문화는 만들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짧은 불타오름보다는 다채로운 따뜻함으로 색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책쉼터에 왔을 때 '책'외에 또다른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면, 지난 1년 9개월의 시간이 충분히 의미있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한 동안 허전할 것 같아요. 안녕, 양천공원! 책쉼터!




 2년 간의 이야기

양천공원 책쉼터, 1년 9개월 간 함께 만들어 낸 변화




 🌳 성과 1. 공원 운영의 노하우를 지역 공원에 전수하다

△ 2022 양천공원 파크데이 <파크 콘서트> 진행 모습


양천공원 책쉼터는 멋진 시설을 갖추었지만, 시설과 공원, 지역주민을 연결할 수 있는 요소들이 부족했던 공간이었어요. 그래서 운영 용역을 시작한 2021년 5월부터 서울그린트러스트는 공원과 책쉼터를 넘나드는 생태/예술/문화 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독서 공간에 한정되어 있던 시설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공원과 어우러진, 특색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매월 지역과 공원의 특색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운영했고, 공원과 시설이 별개로 구분되지 않도록, 책쉼터에서 공원을 즐기고, 공원에서 책쉼터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프로그램 및 이벤트 63종/711회 운영/10,075명 참여, 봉사자 74명/557회/1,455시간 활동 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독서 공간에 한정되었던 시설의 분위기를 바꾸고 운영을 안정화시켰어요. 시간이 지날 수록, '그저 책 읽기 좋은 공간'이라는 의견에서 '책쉼터와 공원을 보다 새롭고, 즐겁게 즐길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늘어나기도 했고요!

△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던 책쉼터


🌳 성과 2. 공원과 시설, 주민을 연결하다.

 △ 구민제안프로그램, <그린북클럽> 진행모습


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은 ‘시민참여’입니다. 양천공원 책쉼터에서도 단순히 프로그램과 행사 운영, 시설관리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고, 밀접하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주민참여: 책쉼터 시설을 함께 가꾸고 운영해나갈 정기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2년 간 35명의 정기봉사자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었고, 자신이 즐겁게 봤던 책을 직접 추천하고 전시할 수 있는 ‘나도 북큐레이터’ 코너를 운영해 총 436권의 도서를 전시하였습니다. 구민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운영하는 ‘구민제안프로그램’으로 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주민들이 공원에서 재능을 펼치고 서로 연결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열었습니다. 독서프로그램이었던 <그린북클럽>이 2022년에는 자발적인 커뮤니티 독서모임으로 확장되어 멤버들 스스로 책을 고르고, 자발적으로 모이는 등 끈끈한 관계가 새로 맺어지기도 했습니다.

👉 지역 네트워킹: 양천구에 있는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교류하며 새로운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강서양천햇빛발전협동조합'과 함께 '친환경'을 주제로 해 양천공원 파크데이를 같이 기획하고 운영하기도 했네요. (조합의 이사님 한 분이 책쉼터 단골이셔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같이 해보자!'라는 마음이 맞아 함께 하게 되었답니다😊) 비록 용역은 마치지만, 앞으로도 책쉼터가 이렇게 지역사회와 함께 연대하여 자라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 소통 채널 운영: 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카카오톡 채널을 오픈하여 책쉼터 운영소식 등을 빠르게 전달하고, 문의사항을 즉각 응대하기도 했어요. 직접적이고 빠른 소통엔 메신저가 제격이더라고요. 총 83개의 메세지를 발송했고, 특별한 홍보 없이도 1,161명의 팔로워가 모였습니다. 또한 책쉼터/키지트에 대한 기본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해 홈페이지를 제작하였고, 책쉼터/키지트 소개를 비롯해 월간 프로그램 소식을 한 데 모아 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활동가들의 이야기 

책쉼터를 든든하게 지켜준 사람들, 1년 9개월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이 궁금해요! 


  ※ (좌측부터)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책쉼터를 든든히 지켜준 혜란, 미령님의 모습 (고생하셨습니다💚)


💬 한아 (2022 / 운영 총괄)

서울숲공원에서 양천공원(책쉼터)로 주무대를 옮긴지 2년, 지역에서 다양한 기관들과 만나고 협력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새로 사귀었습니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드리지 못하지만,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리라 기대하며, 고맙습니다! 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오랜만에 활동가로서 양천공원 책쉼터와 키지트에서 보낸 시간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책쉼터에 근무하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이용객으로 공원 안의 커뮤니티공간, 책쉼터를 만끽하러 가보겠습니다. 2년간 양천공원 책쉼터와 키지트에서 도전!하는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양천 주민들을 위해 마음을 쓰고, 열정을 쏟아부은 우리 서울그린트러스트 가족들도 고맙습니다.


💬 혜란 (2021~2022 / 프로그램 기획운영)

2021년 5월, 책쉼터를 처음 방문했던 때가 떠오르네요. 책도 있고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약간 들뜨기도 했던거 같아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소곤소곤 책읽어주는 소리가 그리울 거 같아요! 예쁜 공간에서 프로그램이며 행사, 영화제 등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바쁘기도 했지만 제가 더 누렸던거 같은데 이제는 그런 시간들이 없을거라 생각하니 아쉽네요. 

책쉼터에서 봉사해주시는 선생님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공간관리를 하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는데, 봉사 선생님들이 한 분 한 분 늘어 가면서 프로그램과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고마운 분들도 많고 기억나는 일들도 많지만 아쉬운 것 투성이인거 같네요. 앞으로는 주민으로 편안하게 책쉼터를 이용해보려 합니다!


💬 미령 (2022 / 홍보 및 공간관리)

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 양천공원 책쉼터 운영을 종료하는 시점까지 직원의 한 명으로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감사합니다. 멋진 건물 안에서 사람들의 작은 대화소리, 어린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낮은 말소리, 그리고 편안하지만 따분하지는 않은 음악, 잔디광장에서 굴렁쇠를 굴리는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리며 근무하던 시간이 생각해보니 기쁘고 많이 감사한 추억입니다. 매주 토요일, 책쉼터 앞 잔디에서 책수레를 펼쳐놓고 어린이들과 핀뱃지를 만들고 많이 웃었던 시간도 마음에 남아 있네요💚 양천공원 책쉼터에서 느꼈던 일상이 앞으로의 시간에도 긍정의 힘으로 남아 씩씩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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