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사회적 약자를 위한 힐링 가드닝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작한, ‘느슨한 가드닝’. 2024년에도 우리의 ‘느슨한 가드닝’은 시작되었답니다. 이번 느슨한 가드닝 4기는 서울시 자치구 중 1인당 생활권 녹지 면적이 가장 적은 광진구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녹지의 질적 개선이 필요한 광진구의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정서적 건강 증진이 필요한 30여 명의 광진구 지역주민(치매환자 부양가족 & 2030청년세대)과 느슨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끈끈한 만남을 이어갔답니다.
느슨한 가드닝은 가드닝을 통한 공원여가문화와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참가자와 장소의 성격에 따라 구성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어요. 올해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수요정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새로운 기수로 새로운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생경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특히 이번 느슨한 가드닝의 후원으로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라네이처가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광진구의 녹지 질 개선과 더불어 지역 주민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녹지공간으로서 생물다양성 정원으로 가꾸었답니다.
2024년 느슨한 가드닝 4기는 새롭게 참가하게 되는 ‘청년’을 대상으로 치매에 대해 알아보는 사전 인식교육이 있었던 5월 9일을 시작으로 6월 27일 마무리되었습니다. 처음 만나 수줍은 인사를 나누던 때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변화하는 계절처럼 우리의 시간도 참 빠르게 흐른 것 같습니다. 늦봄과 초여름을 행복으로 물들였던, 느슨한 가드닝 4기가 보내온 따스한 이야기를 보여드릴게요!
👉<느슨한가드닝>을 소개합니다!
[Prologue] 느슨한 가드닝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느슨한 가드닝 4기의 커리큘럼은 8번의 다정한 만남으로 준비했습니다.
S#1. 우리의 정원은 느슨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올초에 발매된 어느 노래 가사 같았습니다. 첫 만남은 늘 어렵고 계획대로 되는게 없죠. 어색했던 시간도 잠시, 참가자분들의 자기소개 시간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기소개 겸 치매환자 부양가족으로서의 소개도 함께해주셨거든요.
“집에 치매환자가 있다보니, 매일 돌보고 곁에 있어야만 해서 이런 거(가드닝) 해볼 시간이나 엄두도 안 났는데,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기회로 참여하게 됐어요. (느슨한 가드닝이 있는 날에는) 얼른 밥 차려드리고, 잠시 혼자 있으시라고 하고 나오려고요. 종종 늦을 수도 있어요. 잘 부탁드려요~”
첫 자기소개가 끝난 뒤에도, 다른 참가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느슨한 가드닝>의 시작점과 추구하는 방향이 딱 그런 것 같습니다. 자로 잰듯 틀에 맞춰 가기보다는, 우리만의 속도로 조급해하지 않고, 정원을 가꾸며 내 자신을 보듬어주기. 이렇게 느슨한 가드닝 4기와의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우리 모두의 느슨한 정원을 만들어요!│
올해 느슨한 가드닝 4기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안에 위치한 수요정원에서 활동을 진행했어요. 유지관리가 어려웠던 이 자리에는 쇠뜨기와 같은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가드닝 활동이 많이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햇볕이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하던 늦은 봄날, 잡초를 뽑고 솎아내며, 땅을 골랐어요.
정원을 뒤덮고 있는 잡초의 양이 상당해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거라 생각했었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처럼 스무 명의 참여자분들의 손놀림 덕분에 두 시간만에, 우리가 만들 정원의 땅을 모두 골랐답니다. 잡초가 무성했던 정원을 깨끗하게 만들고 나니, 힘들었지만 모두 개운한 기분이 드셨나봐요. 참 보기 좋다! 라는 말을 끊임없이 하셨던 날이었어요.
처음 우리 곁을 맴돌던 어색함은 점점 사라지고, 서로 만나지 못했던 한 주간의 안부와 안녕을 묻는 다정한 시간들이 짙어져갔답니다. 그리고 그 어느때보다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가장 컸던 날이 왔습니다. 잡초를 뽑고, 돌을 골라냈던 우리의 느슨한 정원에 식물 심기를 했던 이 날의 느슨한 가드닝에는 설렘과 즐거움의 눈망울이 온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평소 가족을 돌보고, 눈 코뜰 새 없이 바쁘게 사느라, 또는 식물을 키우고 가꿔볼 여유가 있지 않아서 쉬이 해볼 수 없었기 때문에 가장 많은 기대감과 벅참이 공존했던 시간이었어요. 담당 코디네이터님의 설명을 들으며 세심하게 땅을 파내고, 식물심기에 열중했죠.
이맘때면 늘 방문하는 불청객인 잡초를 예방하기 위해, 멀칭도 해주고요, 초여름 더위로 인해 행여 애써 심어놓은 식물들이 말라 죽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물도 흠뻑 뿌려주었어요. 예쁜 정원의 모습을 위해 가장 예쁜 돌을 골라 와 정원의 테두리를 감싸주었답니다.
이번 느슨한 가드닝 4기에는 청년분들도 계시지만, 연세가 많으신 치매환자 가족 분들도 꽤 계시기 때문에 최대한 건강적인 측면을 신경 쓰면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느슨한 가드닝은 그 무엇보다도 참여자분들께서 가드닝을 통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점에 두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거든요.
날씨도 덥고, 허리를 굽히고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가드닝 활동이라 다들 너무 힘드셨을까 봐 걱정이었던 와중에 띵동 ~ 느슨한 가드닝의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가 울렸습니다. 풍성해진 정원만큼 더욱 찬란해진 우리들의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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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조금 피곤한 몸이 기분 좋습니다 시간 안에 일을 끝낼 수 있어서 더 좋네요”
“조금 더웠으나 정원에 식물을 심고 나니 뿌듯하고 보람을 느꼈어요~ 모두들 고생하셨어요~” |
│ 정원과 이어진 모든 것들은 ‘가드닝’이에요 │
정원에 나가서 식물을 심고 흙을 만지는 것만이 가드닝은 아니에요.
정원을 가꾸는 것이 무엇이며, 정원가로서 계절을 맞이하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가드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북돋는 시간들도 마련되었어요. 이 계절에 피어나는 정원의 식물들을 관찰하고 도감도 만들어 보고요, 우리가 가꾼 느슨한 정원에 식물들을 위해 이름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정원에 피어난 꽃과 여름에 어울리는 꽃으로 작은 꽃다발도 만들어보았어요. 그간 아픈 가족을 돌보거나, 바쁜 이 시간들을 살아가느라 쉬이 해볼 수 없었던 것들을 직접 체험해보면서, 참가자들에겐 새로운 경험과 추억이 쌓여갔습니다.
참가자들 대부분 처음엔 “나는 이런 거 잘못해요~”, “소질이 없어요” 라고 하셨어요. 아마 대체로 처음 해보시는 것들이었기 때문일 거에요. 하지만 느슨한 가드닝에는 잘하고 못하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우리만의 속도대로 그저 해보는 것만 있을 뿐이에요. 참가자들의 머뭇대던 손길들은 이내, 자신만의 방식대로 색칠하고 꾸미며 즐겁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느 것에도 정답이 있지 않은 우리들의 느슨한 시간은 이렇게 즐겁게 만들어지고 있었답니다.
│ 느슨하게 깊어진,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시간의 밀도 │
느슨한 가드닝에는 여러 안내 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단체 메신저 방이 있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운영진들의 프로그램 안내에 대한 내용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주씩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메신저 방에서 그날의 활동 소감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나눔의 장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식물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가드닝과 초록이라는 취향을 넘어 서로의 가치를 나누는 곳으로 풍요로워졌습니다.
활동 때 심었던 화분의 씨앗이 싹을 틔운 이야기부터, 서로의 안녕을 묻는 다정한 이야기들까지….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우리의 삶은 좀 더 다정하게 그리고 더 넓고 풍요롭게 확장되고 있었습니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는 새로운 경험,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유대…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있던 저마다의 사연을 담아, 우리의 정원에 심어 희망과 행복으로 가꾸어 나갔습니다.
#S2, 취향을 넘어, 초록의 가치로 연결되는 느슨한 가드닝
8회차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느슨한 가드닝> 4기의 마지막 피날레는 참가자 분들의 가족과 친구분들을 초청한 작은 가든 파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느슨한 가드닝이 진행되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수요정원 한 켠에 가든 파티장을 열고 지금까지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만들었던, 정원과 활동의 결과물들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참가자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는 느슨한가드닝의 종료를 너무나도 아쉬워하는 따듯한 마음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고, 다음에 또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소감들을 남겨주셨어요. 어느 노래 가사처럼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처럼 종종 느슨한 정원 가꾸기를 위한 활동을 약속하며, 인사했습니다.
늦봄에 시작해, 여름의 시작 지점에서 참가자분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며 수료식과 함께 느슨한 가드닝 4기는 끝맺었습니다. 우리의 느슨한 가드닝은 ‘느슨하게’ 시작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고요하고 어색한 흐름을 지나, 매주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안부를 나누는 다정한 시간이었습니다. 치매 환자 부양가족인 참여자분들과 청년분들께서 서로의 취향을 넘어 가치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며 매 회차 감동의 순간들이 물들어갔던 것 같아요.
▲ 느슨한 가드닝 참여자 소감문 중 일부
“여기와서 말을 할 수 있어서 성격이 좋아진 것 같아요. 속에 있는 응어리도 풀리고 웃어서 좋았습니다. 행복했어요” (치매환자 가족 - 심*자 님)
“잠시나마 일상의 시름을 잊고, 그림도 그려보고 꽃도 기르고 좋은 추억주셔서 감사합니다” (치매환자 가족 - 김*영 님)
“설레면서 집을 나서는 날들이었습니다. 초록이 깊어지고 꽃들이 피어나는 풍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치매환자 가족 - 김*인 님)
“이런 기회가 아니면 아프신 부모님을 뒤로하고 일부러 나오기 힘든 저의 현실을 잠깐이나마 잊고 큰 위로를 받은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치매환자 가족 - 차*명 님) |
느슨한 가드닝은 정원을 가꾸는 일을 넘어서,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이어가며 연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경험으로 자신을 채워 나가며, 상대방을 위로하고 스스로에게 위안받는 추억이 되셨으면 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이 팽팽했던 일상 속 삶의 긴장감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만든 시간으로 남길 바랍니다. 감사했습니다!
#S3, 천천히 느긋하게, 그 어떤 정원보다도 오랫동안
아쉬운 마음을 담아, 이번 느슨한 가드닝이 가진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여 함께 연대해주신 협력 기관 담당자님들과 서울그린트러스트 느슨한가드닝 담당 활동가들의 소감으로 마무리합니다. 모두 고마웠습니다!
<Ending Credit>
🌼 느슨한 가드닝과 연대해주신 협력기관의 이야기
🌿 광진구 치매안심센터 은혜지 간호사님
저희 센터를 방문하시는 치매환자 가족분들은 유병기간이 긴 치매 환자를 돌보다 보니, 부양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세요. 보호자들의 삶의 질 저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치매환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다시 가족 내 해체 등의 악순환을 초래하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이전에 서울숲체험 활동으로 알게된 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 이번에 광진구에서 하는 치매환자 가족에게 행복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정원 치유 프로그램인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 제안을 주셔서 참여하게 됐어요. 정원 조성을 통해서 자신을 돌보고, 가족을 돌보는 돌봄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길 바랐거든요. 최근에 꽃다발 만들기 시간이 있었는데, 보호자분들이 자신이 만든 꽃을 들고 사진을 찍는 시간이 있었어요. 35도나 되는 더운 날인데도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보고 울컥했어요. ‘지금 이 프로그램이 우리 치매환자 가족분들에게 힐링과 행복의 시간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으로도 이렇게 정원을 매개로 한 프로그램으로 치매환자 가족간의 연대감을 키우고 서로 위로하면서, 돌봄에 있어 단단한 지지 체계를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서울어린이대공원 임승현 대리님 서울그린트러스트와는 2021년 ‘공원의친구들’을 통해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올해 좋은 기회로 시민 참여형 정원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이 있어서 함께 협력하게 되었습니다. 잡초로 가득했던 정원이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점점 화사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이 참 컸어요.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도 매 순간이 힐링되는 기분이었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 활동지였던 수요정원은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활동하는 시민정원사 분들이 설계부터 식재, 관리까지 진행하던 곳이었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광진구 주민분들을 포함한 많은 시민분들께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이렇게 시민 참여로 만들어지는 공공의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릴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힐링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서울어린이대공원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협력 체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해주신 시민분들과 광진구 치매안심센터,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쿠쿠비즈, 그리고 좋은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게 제안주신 서울그린트러스트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쿠쿠비즈' 동아리
- 조희영 좋은 분들을 만나 오히려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벌써 마지막이라니 아쉬움만 가득해요… 하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진귀한 시간이었습니다.
- 김재은 관심사가 비슷한 다양한 연령대의 참여자분들과 함께하면서 저 역시 많은 온기와 치유를 경험했어요. 저 또한 느슨한가드닝을 참여하기 직전에 학업 스트레스와 더불어 조부모님을 떠나보낸 아픔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서 바쁜 일상 속에서 단단한 느슨함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마음이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아요. 다음에 또 함께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 노희정 처음엔 봉사활동으로 시작했지만, 가드닝을 하면서 많은 분들과 얘기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즐거운 경험을 쌓게 됐어요.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채연 활동을 할수록 모든 분들이 진심으로 임하고 힐링한다는 것을 느껴 더욱 보람차고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민정 청년과 노인분들의 만남에서 중간 매개 역할로 만나게 돼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자연과 정원을 통해 모든 세대가 소통하고 활기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도 자연을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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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이야기
💚 이우향 사무국장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든 느슨한 가드닝을 기획하면서 공원 여가문화 측면에서 로컬거버넌스와 커뮤니티 케어 측면 강화에 초점을 두었어요. 느슨한 가드닝이 진행될 서울어린이대공원 주변 지역 사회를 조사하면서 대상을 찾고, 협력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며 기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광진구 치매안심센터와 서울청년센터 광진,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쿠쿠비즈 동아리와 협력 관계를 맺게 됐어요. 지난 3기(양천구)까지 치매 환자 부양 가족인 시니어가 주요 대상이었다면 올해는 힐링이 필요한 청년세대도 포함해서 함께 정원 활동을 하며 유대를 맺고 정서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청년들이 집에서 키우고 있는 희귀식물을 가져와서, 시니어 참여자들에게 식물을 나눔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거주지이자 생활권인 ‘광진구’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끝나면 청년과 시니어가 함께 귀가하던 순간도 기억에 남아요. 8회차의 느슨한 가드닝은 마무리됐지만,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 꾸준히 느슨한 정원 소식도 전하고 소통을 이어가게 될 것 같아요. 7월에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운영팀에서 느슨한 가드닝 참여자에게 텃밭 체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이번에 함께하게 된 건국대학교 쿠쿠비즈 친구들과 앞으로 정원의 식물을 관찰하고,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하면서 꾸준한 협력체계를 이어갈 예정이죠. 느슨한 가드닝은 끝났지만, 우리의 느슨한 연대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 임혜란 코디네이터 이번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치매 환자 가족인 시니어분들, 20-30 청년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데 서로 다른 대상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운영진끼리 서로 의논하면서 답을 찾아 갔고 우리가 즐거워야 참여하는 분들도 즐거울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프로그램 회차가 거듭될수록 즐겁게 수다떨며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행에 대한 고민은 저의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감탄하며 즐겁게 참여하시는 참자분들께 참 감사한 시간이었답니다! 아쉬운 점은 제가 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입장이다보니 참여자들과의 세세한 소통을 하지 못했던 것과 느슨한 가드닝이라는 이름처럼 느슨한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것이 아쉬웠어요~ 다시 느슨한 가드닝을 진행한다면 좀 더 여유있게 정원활동을 즐기며 진행자도 참여자도 치유되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ㅎ
💚 이지영 선임 코디네이터 2021년 느슨한 가드닝 1기에 이어 이번 4기에 합류하여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잠시나마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정원과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느슨한 가드닝을 진행하면서, 참가해주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위로가 되어주는 시간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져서 감사했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 4기는 기존 1~3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앞으로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세대를 넘어서,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위로가 되어주며 에너지와 지혜를 나눠갖는 시간들이 되길 바랍니다. |
※ 본 내용은 서울그린트러스트 2024년 6월 뉴스레터 ‘초록을 거머쥔 우리는 中 따로 또 같이, 느슨한가드닝’에 수록되는 내용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소식과 함께 국내·외 초록 이야기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2021년, 사회적 약자를 위한 힐링 가드닝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작한, ‘느슨한 가드닝’. 2024년에도 우리의 ‘느슨한 가드닝’은 시작되었답니다. 이번 느슨한 가드닝 4기는 서울시 자치구 중 1인당 생활권 녹지 면적이 가장 적은 광진구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녹지의 질적 개선이 필요한 광진구의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정서적 건강 증진이 필요한 30여 명의 광진구 지역주민(치매환자 부양가족 & 2030청년세대)과 느슨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끈끈한 만남을 이어갔답니다.
느슨한 가드닝은 가드닝을 통한 공원여가문화와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참가자와 장소의 성격에 따라 구성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어요. 올해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수요정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새로운 기수로 새로운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생경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특히 이번 느슨한 가드닝의 후원으로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라네이처가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광진구의 녹지 질 개선과 더불어 지역 주민과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녹지공간으로서 생물다양성 정원으로 가꾸었답니다.
2024년 느슨한 가드닝 4기는 새롭게 참가하게 되는 ‘청년’을 대상으로 치매에 대해 알아보는 사전 인식교육이 있었던 5월 9일을 시작으로 6월 27일 마무리되었습니다. 처음 만나 수줍은 인사를 나누던 때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변화하는 계절처럼 우리의 시간도 참 빠르게 흐른 것 같습니다. 늦봄과 초여름을 행복으로 물들였던, 느슨한 가드닝 4기가 보내온 따스한 이야기를 보여드릴게요!
👉<느슨한가드닝>을 소개합니다!
[Prologue] 느슨한 가드닝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느슨한 가드닝 4기의 커리큘럼은 8번의 다정한 만남으로 준비했습니다.
S#1. 우리의 정원은 느슨한 시간들이 필요해요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올초에 발매된 어느 노래 가사 같았습니다. 첫 만남은 늘 어렵고 계획대로 되는게 없죠. 어색했던 시간도 잠시, 참가자분들의 자기소개 시간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기소개 겸 치매환자 부양가족으로서의 소개도 함께해주셨거든요.
“집에 치매환자가 있다보니, 매일 돌보고 곁에 있어야만 해서 이런 거(가드닝) 해볼 시간이나 엄두도 안 났는데,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기회로 참여하게 됐어요. (느슨한 가드닝이 있는 날에는) 얼른 밥 차려드리고, 잠시 혼자 있으시라고 하고 나오려고요. 종종 늦을 수도 있어요. 잘 부탁드려요~”
첫 자기소개가 끝난 뒤에도, 다른 참가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느슨한 가드닝>의 시작점과 추구하는 방향이 딱 그런 것 같습니다. 자로 잰듯 틀에 맞춰 가기보다는, 우리만의 속도로 조급해하지 않고, 정원을 가꾸며 내 자신을 보듬어주기. 이렇게 느슨한 가드닝 4기와의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우리 모두의 느슨한 정원을 만들어요!│
올해 느슨한 가드닝 4기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안에 위치한 수요정원에서 활동을 진행했어요. 유지관리가 어려웠던 이 자리에는 쇠뜨기와 같은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가드닝 활동이 많이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햇볕이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하던 늦은 봄날, 잡초를 뽑고 솎아내며, 땅을 골랐어요.
정원을 뒤덮고 있는 잡초의 양이 상당해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거라 생각했었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처럼 스무 명의 참여자분들의 손놀림 덕분에 두 시간만에, 우리가 만들 정원의 땅을 모두 골랐답니다. 잡초가 무성했던 정원을 깨끗하게 만들고 나니, 힘들었지만 모두 개운한 기분이 드셨나봐요. 참 보기 좋다! 라는 말을 끊임없이 하셨던 날이었어요.
처음 우리 곁을 맴돌던 어색함은 점점 사라지고, 서로 만나지 못했던 한 주간의 안부와 안녕을 묻는 다정한 시간들이 짙어져갔답니다. 그리고 그 어느때보다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가장 컸던 날이 왔습니다. 잡초를 뽑고, 돌을 골라냈던 우리의 느슨한 정원에 식물 심기를 했던 이 날의 느슨한 가드닝에는 설렘과 즐거움의 눈망울이 온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평소 가족을 돌보고, 눈 코뜰 새 없이 바쁘게 사느라, 또는 식물을 키우고 가꿔볼 여유가 있지 않아서 쉬이 해볼 수 없었기 때문에 가장 많은 기대감과 벅참이 공존했던 시간이었어요. 담당 코디네이터님의 설명을 들으며 세심하게 땅을 파내고, 식물심기에 열중했죠.
이맘때면 늘 방문하는 불청객인 잡초를 예방하기 위해, 멀칭도 해주고요, 초여름 더위로 인해 행여 애써 심어놓은 식물들이 말라 죽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물도 흠뻑 뿌려주었어요. 예쁜 정원의 모습을 위해 가장 예쁜 돌을 골라 와 정원의 테두리를 감싸주었답니다.
이번 느슨한 가드닝 4기에는 청년분들도 계시지만, 연세가 많으신 치매환자 가족 분들도 꽤 계시기 때문에 최대한 건강적인 측면을 신경 쓰면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느슨한 가드닝은 그 무엇보다도 참여자분들께서 가드닝을 통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점에 두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거든요.
날씨도 덥고, 허리를 굽히고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가드닝 활동이라 다들 너무 힘드셨을까 봐 걱정이었던 와중에 띵동 ~ 느슨한 가드닝의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가 울렸습니다. 풍성해진 정원만큼 더욱 찬란해진 우리들의 마음이었습니다!
“힘들어도 조금 피곤한 몸이 기분 좋습니다
시간 안에 일을 끝낼 수 있어서 더 좋네요”
“조금 더웠으나 정원에 식물을 심고 나니
뿌듯하고 보람을 느꼈어요~ 모두들 고생하셨어요~”
│ 정원과 이어진 모든 것들은 ‘가드닝’이에요 │
정원에 나가서 식물을 심고 흙을 만지는 것만이 가드닝은 아니에요.
정원을 가꾸는 것이 무엇이며, 정원가로서 계절을 맞이하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가드닝’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북돋는 시간들도 마련되었어요. 이 계절에 피어나는 정원의 식물들을 관찰하고 도감도 만들어 보고요, 우리가 가꾼 느슨한 정원에 식물들을 위해 이름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정원에 피어난 꽃과 여름에 어울리는 꽃으로 작은 꽃다발도 만들어보았어요. 그간 아픈 가족을 돌보거나, 바쁜 이 시간들을 살아가느라 쉬이 해볼 수 없었던 것들을 직접 체험해보면서, 참가자들에겐 새로운 경험과 추억이 쌓여갔습니다.
참가자들 대부분 처음엔 “나는 이런 거 잘못해요~”, “소질이 없어요” 라고 하셨어요. 아마 대체로 처음 해보시는 것들이었기 때문일 거에요. 하지만 느슨한 가드닝에는 잘하고 못하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우리만의 속도대로 그저 해보는 것만 있을 뿐이에요. 참가자들의 머뭇대던 손길들은 이내, 자신만의 방식대로 색칠하고 꾸미며 즐겁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느 것에도 정답이 있지 않은 우리들의 느슨한 시간은 이렇게 즐겁게 만들어지고 있었답니다.
│ 느슨하게 깊어진,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시간의 밀도 │
느슨한 가드닝에는 여러 안내 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단체 메신저 방이 있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운영진들의 프로그램 안내에 대한 내용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주씩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메신저 방에서 그날의 활동 소감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나눔의 장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식물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가드닝과 초록이라는 취향을 넘어 서로의 가치를 나누는 곳으로 풍요로워졌습니다.
활동 때 심었던 화분의 씨앗이 싹을 틔운 이야기부터, 서로의 안녕을 묻는 다정한 이야기들까지….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우리의 삶은 좀 더 다정하게 그리고 더 넓고 풍요롭게 확장되고 있었습니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는 새로운 경험,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유대…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있던 저마다의 사연을 담아, 우리의 정원에 심어 희망과 행복으로 가꾸어 나갔습니다.
#S2, 취향을 넘어, 초록의 가치로 연결되는 느슨한 가드닝
8회차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느슨한 가드닝> 4기의 마지막 피날레는 참가자 분들의 가족과 친구분들을 초청한 작은 가든 파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느슨한 가드닝이 진행되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수요정원 한 켠에 가든 파티장을 열고 지금까지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만들었던, 정원과 활동의 결과물들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참가자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는 느슨한가드닝의 종료를 너무나도 아쉬워하는 따듯한 마음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고, 다음에 또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소감들을 남겨주셨어요. 어느 노래 가사처럼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처럼 종종 느슨한 정원 가꾸기를 위한 활동을 약속하며, 인사했습니다.
늦봄에 시작해, 여름의 시작 지점에서 참가자분들과 함께 소감을 나누며 수료식과 함께 느슨한 가드닝 4기는 끝맺었습니다. 우리의 느슨한 가드닝은 ‘느슨하게’ 시작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고요하고 어색한 흐름을 지나, 매주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안부를 나누는 다정한 시간이었습니다. 치매 환자 부양가족인 참여자분들과 청년분들께서 서로의 취향을 넘어 가치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며 매 회차 감동의 순간들이 물들어갔던 것 같아요.
▲ 느슨한 가드닝 참여자 소감문 중 일부
“여기와서 말을 할 수 있어서 성격이 좋아진 것 같아요. 속에 있는 응어리도 풀리고 웃어서 좋았습니다. 행복했어요” (치매환자 가족 - 심*자 님)
“잠시나마 일상의 시름을 잊고, 그림도 그려보고 꽃도 기르고 좋은 추억주셔서 감사합니다” (치매환자 가족 - 김*영 님)
“설레면서 집을 나서는 날들이었습니다. 초록이 깊어지고 꽃들이 피어나는 풍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치매환자 가족 - 김*인 님)
“이런 기회가 아니면 아프신 부모님을 뒤로하고 일부러 나오기 힘든
저의 현실을 잠깐이나마 잊고 큰 위로를 받은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치매환자 가족 - 차*명 님)
느슨한 가드닝은 정원을 가꾸는 일을 넘어서,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이어가며 연대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경험으로 자신을 채워 나가며, 상대방을 위로하고 스스로에게 위안받는 추억이 되셨으면 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이 팽팽했던 일상 속 삶의 긴장감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만든 시간으로 남길 바랍니다. 감사했습니다!
#S3, 천천히 느긋하게, 그 어떤 정원보다도 오랫동안
아쉬운 마음을 담아, 이번 느슨한 가드닝이 가진 사회적 가치에 공감하여 함께 연대해주신 협력 기관 담당자님들과 서울그린트러스트 느슨한가드닝 담당 활동가들의 소감으로 마무리합니다. 모두 고마웠습니다!
<Ending Credit>
🌼 느슨한 가드닝과 연대해주신 협력기관의 이야기
🌿 광진구 치매안심센터 은혜지 간호사님
저희 센터를 방문하시는 치매환자 가족분들은 유병기간이 긴 치매 환자를 돌보다 보니, 부양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서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세요. 보호자들의 삶의 질 저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치매환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다시 가족 내 해체 등의 악순환을 초래하거든요.
‘지금 이 프로그램이 우리 치매환자 가족분들에게 힐링과 행복의 시간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으로도 이렇게 정원을 매개로 한 프로그램으로 치매환자 가족간의 연대감을 키우고 서로 위로하면서, 돌봄에 있어 단단한 지지 체계를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그러던 와중에 이전에 서울숲체험 활동으로 알게된 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 이번에 광진구에서 하는 치매환자 가족에게 행복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정원 치유 프로그램인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 제안을 주셔서 참여하게 됐어요. 정원 조성을 통해서 자신을 돌보고, 가족을 돌보는 돌봄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길 바랐거든요. 최근에 꽃다발 만들기 시간이 있었는데, 보호자분들이 자신이 만든 꽃을 들고 사진을 찍는 시간이 있었어요. 35도나 되는 더운 날인데도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보고 울컥했어요.
🌿 서울어린이대공원 임승현 대리님
서울그린트러스트와는 2021년 ‘공원의친구들’을 통해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올해 좋은 기회로 시민 참여형 정원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이 있어서 함께 협력하게 되었습니다.
잡초로 가득했던 정원이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점점 화사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이 참 컸어요.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도 매 순간이 힐링되는 기분이었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 활동지였던 수요정원은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활동하는 시민정원사 분들이 설계부터 식재, 관리까지 진행하던 곳이었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광진구 주민분들을 포함한 많은 시민분들께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이렇게 시민 참여로 만들어지는 공공의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릴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힐링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서울어린이대공원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협력 체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해주신 시민분들과 광진구 치매안심센터,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쿠쿠비즈, 그리고 좋은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게 제안주신 서울그린트러스트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쿠쿠비즈' 동아리
🌿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이야기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든 느슨한 가드닝을 기획하면서 공원 여가문화 측면에서 로컬거버넌스와 커뮤니티 케어 측면 강화에 초점을 두었어요.
느슨한 가드닝이 진행될 서울어린이대공원 주변 지역 사회를 조사하면서 대상을 찾고, 협력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며 기획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광진구 치매안심센터와 서울청년센터 광진,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쿠쿠비즈 동아리와 협력 관계를 맺게 됐어요.
지난 3기(양천구)까지 치매 환자 부양 가족인 시니어가 주요 대상이었다면 올해는 힐링이 필요한 청년세대도 포함해서 함께 정원 활동을 하며 유대를 맺고 정서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청년들이 집에서 키우고 있는 희귀식물을 가져와서, 시니어 참여자들에게 식물을 나눔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거주지이자 생활권인 ‘광진구’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끝나면 청년과 시니어가 함께 귀가하던 순간도 기억에 남아요. 8회차의 느슨한 가드닝은 마무리됐지만,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 꾸준히 느슨한 정원 소식도 전하고 소통을 이어가게 될 것 같아요.
7월에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운영팀에서 느슨한 가드닝 참여자에게 텃밭 체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이번에 함께하게 된 건국대학교 쿠쿠비즈 친구들과 앞으로 정원의 식물을 관찰하고,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하면서 꾸준한 협력체계를 이어갈 예정이죠. 느슨한 가드닝은 끝났지만, 우리의 느슨한 연대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이번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치매 환자 가족인 시니어분들, 20-30 청년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데 서로 다른 대상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운영진끼리 서로 의논하면서 답을 찾아 갔고 우리가 즐거워야 참여하는 분들도 즐거울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프로그램 회차가 거듭될수록 즐겁게 수다떨며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행에 대한 고민은 저의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감탄하며 즐겁게 참여하시는 참자분들께 참 감사한 시간이었답니다! 아쉬운 점은 제가 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입장이다보니 참여자들과의 세세한 소통을 하지 못했던 것과 느슨한 가드닝이라는 이름처럼 느슨한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것이 아쉬웠어요~ 다시 느슨한 가드닝을 진행한다면 좀 더 여유있게 정원활동을 즐기며 진행자도 참여자도 치유되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ㅎ
💚 이지영 선임 코디네이터
2021년 느슨한 가드닝 1기에 이어 이번 4기에 합류하여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잠시나마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정원과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느슨한 가드닝을 진행하면서, 참가해주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위로가 되어주는 시간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져서 감사했어요. 이번 느슨한 가드닝 4기는 기존 1~3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와 청년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앞으로 <느슨한 가드닝>을 통해 세대를 넘어서,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위로가 되어주며 에너지와 지혜를 나눠갖는 시간들이 되길 바랍니다.
※ 본 내용은 서울그린트러스트 2024년 6월 뉴스레터 ‘초록을 거머쥔 우리는 中 따로 또 같이, 느슨한가드닝’에 수록되는 내용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소식과 함께 국내·외 초록 이야기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