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 작은 공원의 구석진 곳. 무성하게 풀이 자랄 뿐 특별할 것 없었던 맨 땅에 2개의 정원이 탄생했습니다. 놀랍게도 전문가의 손길이 아니에요. 초보 시민가드너들의 솜씨랍니다!💚
👉 '동대문구 정원학교'에서 이뤄낸 공간의 변화
'동대문구 정원학교'에서 만든 공간의 조성 전(왼쪽), 조성 후(오른쪽)의 모습
👉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에서 이뤄낸 공간의 변화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에서 만든 공간의 조성 전(왼쪽), 조성 후(오른쪽)의 모습
4월부터 6월까지, 2달 넘게 진행된 동대문구 정원학교와 양천구 텃밭정원학교가 뿌듯함과 즐거움 속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도시정원가학교>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정원학교와 텃밭정원학교는 정원 설계부터 조성, 관리까지, 정원관리의 A부터 Z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험해보는 시간이에요. 30여명의 교육생들은 한결같이, 10~12주동안 너무 행복했다고, 가드닝을 배우고 직접 경험해보는 즐거움도 컸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을 얻게되어 기뻤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교육생들이 즐거움과 뿌듯함을 가득 안고 수료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대문구 정원학교의 김재연 코디네이터,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의 임혜란 코디네이터에요! 활동가들에게 이번 정원학교와 텃밭학교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지난 12주의 시간을 돌아봤습니다.
💬 인터뷰 미리보기: 임혜란, 김재연 코디의 말.말.말!
“과정을 수료하고 끝나는 관계,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끈끈한 공동체로 성장해가는 것이 저희 교육 활동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고생하며 정이 든 걸까요?(웃음) 수료식 날 먹을 것도 서로 챙겨오시고, 교육 과정이 끝난 뒤에도 카톡방에 텃밭을 가꾸는 이야기가 올라와요. 교육은 끝났지만 여전히 매주 모이시는 것 같고요. 돌아보니 저 개인적으로도 텃밭정원에 대한, 교육생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동대문구 정원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수료하신 분들이 20명 정도 되거든요. 어느 날부터는 20명의 이름이 다 기억나더라고요. 6회차 정도까지는 ‘아, 저분 성함 뭐였지?’ 하면서 머뭇거렸던 게 있었는데, 어느 순간 얼굴만 보고도 편하게 이름을 불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부담도 컸지만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즐겁게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덜 정신 없지 않을까요?(웃음) 더 편하게, 제대로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요!”
<도시정원가학교>는 정원을 매개로 공동체로 성장하는 시간이죠!
담당 활동가들과 돌아본 정원학교, 텃밭학교 이야기
⭐ 짧은 자기 소개와 함께, 각자 맡았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 혜란: 안녕하세요,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이하 텃밭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임혜란입니다. 텃밭학교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강사님들과 양천구, 교육생들 사이를 조율하고, 조화롭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돕는 코디네이팅 역할로 함께 했어요.
👦 재연: 안녕하세요, 동대문구 정원학교를 담당했던 김재연입니다. 저도 혜란님과 마찬가지로, 매주 목요일마다 동대문구 정원학교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함께 했습니다.
⭐ 두 분 모두 교육사업은 처음 맡아보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 혜란: 제가 본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게 올 3월부터였잖아요. 본부에 오자마자 얼떨결에 받아서 처음 시작한 활동이 텃밭학교였어요.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정신없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재연님을 비롯해 처장님, 팀장님까지 함께 조언해주시고, 베테랑 강사님들도 도움을 주셔서 큰 탈 없이 마칠 수 있었어요. 사실, 텃밭학교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다발로 맡게 되어 정말 정신이 없었거든요! 무사히 마쳤던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요(웃음). 좀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해요.
👦재연: 네, 저도 교육 사업은 처음 경험해보는 영역이었어요. 저는 동대문구 정원학교를 주로 담당했었는데요. 동대문구는 올해 처음으로 협력해보는 지자체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정신없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정원학교는 12주 동안 정원에 대한 설계부터 조성까지, 정원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경험해보는 시간이에요. 사실 저도 정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본 경험은 없었던 터라, 담당자이긴 했지만 교육생처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더 기억에 남고, 뿌듯했던 시간이었을 것 같네요. 그럼 담당자가 생각하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정원학교, 텃밭학교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 재연: 정원학교가 시작되기 전에, 처장님께서 단순한 교육 과정으로 바라보기 보단 ‘커뮤니티’의 관점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많이 당부하셨어요. 그래서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입장보다는 교육생들과 소통하고, 교육생들 서로가 잘 관계 맺을 수 있도록 중간 중간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수료식 날 교육생 한 분이 '여전히 식물의 이름은 전부 다 기억하기 어렵지만, 함께 한 사람들의 이름은 기억이 난다!'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요! 과정을 수료하고 끝나는 관계,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끈끈한 공동체로 성장해가는 것이 저희 교육 활동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혜란: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강사로 함께해주신 그람디자인/정원사친구들에서 텃밭도 ‘정원’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해주셨다면, 서울그린트러스트는 교육생들이 끈끈한 공동체로 성장해가는 것에 초점을 많이 맞추었어요. 양천구청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강조하셨고요.
⭐ 정원과 함께 사람이 남았던 시간이네요! 기억에 남았던 사람이나 에피소드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몇 가지를 꼽아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재연: 어느 순간을 탁- 뽑기는 어려운데(웃음), 우선은 동대문구 정원학교는 연령대가 20대부터 70대까지 정말 다양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서로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마찰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런 것이 전혀 없는거에요! 그게 놀라웠어요. 출석률도 높았고요. 그리고, 교육생 중에 서울숲 공원 조성 직후 자원 활동가로 참여하셨던 분이 계셔서, 서울그린트러스트라는 단체 자체에 애정을 많이 보여주셨어요. 정원학교만이 아니라 저희 궁궐숲 가꾸기 봉사활동에도 참여해주시고, 교육생분들에게 ‘인스타그램에 올라왔으니 얼른 신청하세요!’ 홍보해주시기도 하고요(웃음). 그게 정말 감사했어요.
👩 혜란: 어찌 되었든 정원을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보니,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주신 분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수료식 영상 자막으로도 넣었지만, 어벤져스처럼 활약해주신 교육생 분들이 계세요. 10주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으시고 열심히 활동해주셨거든요. 그 중 한 선생님은 늘 교육장보다 텃밭에 먼저 방문해 한 바퀴 둘러보며 애정을 보여주셨던 게 생각나요. 그리고, 저희가 교육장으로 썼던 장소를 관리하시던 코디님도 많이 떠오르네요. 작년에 텃밭정원학교를 수료하신 분인데, 그 때의 기억이 좋으셨는지 모든 것에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어요. 얼굴만 마주쳐도 정말 반갑게 맞아주시고,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봐 주시고요. 그런 분들이 계셔서 텃밭학교에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궁궐숲 가꾸기에 봉사하러 오신 동대문구 정원학교 교육생들과 함께!
⭐ 애정이 많았던 만큼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점들이 있었나요?
👩 혜란: 교육생들과 좀 더 친근하게 이야기 나누고 소통하고 싶었는데, 진행되는 일정과 일감의 양이 만만치가 않아서 ㅋㅋ 열심히 일만 한 것 같아 그 점이 아쉬워요. 텃밭학교의 경우엔 이미 이론 교육을 마치신 분들이라, 정말 실습 중심으로만 진행이 되었는데, 교육생들의 도착시간이 뭐랄까, 다채로웠어요(웃음). 그래서, 오늘 마쳐야 할 일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적은 인원으로 감당해야 하는 거에요. 담당자도 현장에 투입되어 열심히 일을 해야했어요. 그러다보니 좀 더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수료식 날 교육생 분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10주 간 활동 한 사진을 둘러보는데 전부 뒷모습, 엉덩이만 보이더라고요(웃음). 조금 더 느슨하고 여유로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고생하며 정이 든 걸까요?(웃음) 생각보다 교육생분들이 많이 끈끈해지셨더라고요! 그래서 수료식 날 굉장히 놀랐고 감동이었어요! 수료식 날 먹을 것도 서로 챙겨오시고, 교육 과정이 끝난 뒤에도 카톡방에 텃밭을 가꾸는 이야기가 올라와요. 여전히 매주 모이시는 것 같고요. 돌아보니 저 개인적으로도 텃밭정원에 대한, 교육생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활동 장소가 저희 집 근처라, 괜히 주말에도 한 번 씩 둘러보게 되네요.
임혜란코디(좌측)의 활동모습. 교육생 뿐 아니라 혜란코디의 얼굴이 나온 사진도 찾기 어려웠다🤣
뒤에서 묵묵히, 고생많았어요!
⭐ 두 분 다 활동에 대한, 교육생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게 느껴져요! 처음 맡아본 활동이시다 보니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기도 한데요. 두 분에게 정원학교, 텃밭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 혜란: 처음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에요. 작년에 진행된 양천구 정원학교, 텃밭학교에 대한 양천구청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거든요. 담당자셨던 이한아 처장님과 임수임 팀장님이 워낙 잘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올해도 잘 할 거라는 (양천구의) 기대가 느껴졌고, 그게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그렇지만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즐겁게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덜 정신 없지 않을까요?(웃음) 더 편하게, 제대로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요.
👦 재연: 제가 작년부터 맡아오고 있는 한강숲 가꾸기 사업은 아무래도 같은 봉사자를 지속적으로 만나기는 어려운 활동이에요. 물론 여러 번 꾸준히 참여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요. 그런데 같은 분들을 3개월 동안 매주 만나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점점 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동대문구 정원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수료하신 분들이 20명 정도 되거든요. 어느 날부터는 20명의 이름이 다 기억나더라고요. 6회차 정도까지는 ‘아, 저분 성함 뭐였지?’ 하면서 머뭇거렸던 게 있었는데, 어느 순간 얼굴만 보고도 편하게 이름을 불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강사님 혼자 교육생들을 챙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소외되는 분들이 생기지 않도록 챙기려고 노력도 했던 것 같고요.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교육생들과 함께하는 김재연 코디의 (뒷)모습!🤣
⭐ 아직도 애정과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네요. 그럼 다음에 다시 교육 사업이 진행된다면, 이런 부분은 좀 더 잘해보고 싶다! 생각했던 것들이 있나요?
👦 재연: 더 잘해보고 싶다는 것 보다는, 개인적으로는 간단한 정원 교육 교재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양천구랑 다르게 동대문구 정원학교는 정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오신 분들도 절반 정도 되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좀 더 이론적인 것들에 대해 배우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깊은 이론을 다루는 건 아니더라도, 저희가 갖춘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가벼운 교재를 만들어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 혜란: 계속 얘기했던 부분이지만, 저는 교육생들과의 소통이요! 다음에 다시 하게 된다면 교육생 분들과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이야기도 나누고, 관계를 맺어가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교육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려요!
👦 재연: 한 분 한 분 이름을 불러드리며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생략하고요(웃음), 시민들이 직접 공공 공간에서 정원을 직접 만들고 꾸준히 가꿀 수 있다는 건 여전히 흔치 않은 경험인 것 같아요. 여러 지자체에서 정원 문화에 관심으로 가지고 여러 활동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저희 정원학교를 통해 더 많은 곳에서 정원 문화와 공공 정원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일들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 혜란: 저희 집이 양천구에요. 주말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길을 걷는데, 문득 길거리 가로수 주변이 작은 정원처럼 꾸며져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갔던 양천공원에도 예전과 다르게 여러 가지 식물들을 섬세하게 식재해서 관리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무래도 양천구 정원친구들의 솜씨인 것 같았어요.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시민들이 공공 정원에서 직접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제공하고, 그 범위와 지원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아 기뻤던 것 같아요. 그러니 교육생들도 더 즐겁게, 열린 마음으로 활동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텃밭정원도 저희 집 바로 근처에요! 종종 지나가다가 교육생들을 만나면 진짜 반가울 것 같거든요. 그렇게 마주치는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봅니다🙏💚
정원학교와 텃밭학교는 분명 끝났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여운이 남은 인터뷰였습니다. 교육생들이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서, 커뮤니티의 회복과 그로 인한 기쁨을 경험하길 바라며 시작했던 교육사업이었는데요. 이런 경험이 교육생들을 넘어, 담당자들에게도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기뻤던 시간이었어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도시정원가학교>는 하반기에 양천구 정원학교로 다시 시작할 예정이에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육이 아니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이런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양천구와 동대문구의 사례로 모든 자치구에 공공 정원을 함께 만들고 가꿀 수 있는 기회와 장이 확장되어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누구나, 우리 집 근처 공원에서 봉사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요. 😉
👉 서울그린트러스트 <도시정원가학교>는 시민참여형 공원관리 가드닝 자원봉사의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에게 생활 주변을 녹색공간으로 조성하고 직접 가꿀 수 있는 경험과 기회를 주는 교육사업입니다. 2014년부터 서울그린트러스트 공원의친구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국의 20여개 친구공원 및 여러 지자체와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원에 관한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정원탐구과정(입문)과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설계부터 조성,관리까지 실무를 생생히 경험해보는 정원탐험과정(도시정원학교,텃밭정원학교) 과정으로 구성하여 실제적이고 체계적인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2022년부터 양천구청 공원의친구들을 대상으로 도시정원가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동대문구와 협력하여 지역 가드닝 봉사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 내 작은 공원의 구석진 곳. 무성하게 풀이 자랄 뿐 특별할 것 없었던 맨 땅에 2개의 정원이 탄생했습니다. 놀랍게도 전문가의 손길이 아니에요. 초보 시민가드너들의 솜씨랍니다!💚
👉 '동대문구 정원학교'에서 이뤄낸 공간의 변화
'동대문구 정원학교'에서 만든 공간의 조성 전(왼쪽), 조성 후(오른쪽)의 모습
👉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에서 이뤄낸 공간의 변화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에서 만든 공간의 조성 전(왼쪽), 조성 후(오른쪽)의 모습
4월부터 6월까지, 2달 넘게 진행된 동대문구 정원학교와 양천구 텃밭정원학교가 뿌듯함과 즐거움 속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도시정원가학교>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정원학교와 텃밭정원학교는 정원 설계부터 조성, 관리까지, 정원관리의 A부터 Z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험해보는 시간이에요. 30여명의 교육생들은 한결같이, 10~12주동안 너무 행복했다고, 가드닝을 배우고 직접 경험해보는 즐거움도 컸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을 얻게되어 기뻤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교육생들이 즐거움과 뿌듯함을 가득 안고 수료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대문구 정원학교의 김재연 코디네이터,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의 임혜란 코디네이터에요! 활동가들에게 이번 정원학교와 텃밭학교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지난 12주의 시간을 돌아봤습니다.
💬 인터뷰 미리보기: 임혜란, 김재연 코디의 말.말.말!
<도시정원가학교>는 정원을 매개로 공동체로 성장하는 시간이죠!
담당 활동가들과 돌아본 정원학교, 텃밭학교 이야기
⭐ 짧은 자기 소개와 함께, 각자 맡았던 역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 혜란: 안녕하세요, 양천구 텃밭정원학교(이하 텃밭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임혜란입니다. 텃밭학교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강사님들과 양천구, 교육생들 사이를 조율하고, 조화롭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돕는 코디네이팅 역할로 함께 했어요.
👦 재연: 안녕하세요, 동대문구 정원학교를 담당했던 김재연입니다. 저도 혜란님과 마찬가지로, 매주 목요일마다 동대문구 정원학교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함께 했습니다.
⭐ 두 분 모두 교육사업은 처음 맡아보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 혜란: 제가 본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게 올 3월부터였잖아요. 본부에 오자마자 얼떨결에 받아서 처음 시작한 활동이 텃밭학교였어요.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정신없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재연님을 비롯해 처장님, 팀장님까지 함께 조언해주시고, 베테랑 강사님들도 도움을 주셔서 큰 탈 없이 마칠 수 있었어요. 사실, 텃밭학교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다발로 맡게 되어 정말 정신이 없었거든요! 무사히 마쳤던 것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고요(웃음). 좀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해요.
👦재연: 네, 저도 교육 사업은 처음 경험해보는 영역이었어요. 저는 동대문구 정원학교를 주로 담당했었는데요. 동대문구는 올해 처음으로 협력해보는 지자체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정신없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정원학교는 12주 동안 정원에 대한 설계부터 조성까지, 정원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경험해보는 시간이에요. 사실 저도 정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본 경험은 없었던 터라, 담당자이긴 했지만 교육생처럼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더 기억에 남고, 뿌듯했던 시간이었을 것 같네요. 그럼 담당자가 생각하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정원학교, 텃밭학교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 재연: 정원학교가 시작되기 전에, 처장님께서 단순한 교육 과정으로 바라보기 보단 ‘커뮤니티’의 관점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많이 당부하셨어요. 그래서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입장보다는 교육생들과 소통하고, 교육생들 서로가 잘 관계 맺을 수 있도록 중간 중간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수료식 날 교육생 한 분이 '여전히 식물의 이름은 전부 다 기억하기 어렵지만, 함께 한 사람들의 이름은 기억이 난다!'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요! 과정을 수료하고 끝나는 관계,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끈끈한 공동체로 성장해가는 것이 저희 교육 활동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혜란: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강사로 함께해주신 그람디자인/정원사친구들에서 텃밭도 ‘정원’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해주셨다면, 서울그린트러스트는 교육생들이 끈끈한 공동체로 성장해가는 것에 초점을 많이 맞추었어요. 양천구청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강조하셨고요.
⭐ 정원과 함께 사람이 남았던 시간이네요! 기억에 남았던 사람이나 에피소드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몇 가지를 꼽아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재연: 어느 순간을 탁- 뽑기는 어려운데(웃음), 우선은 동대문구 정원학교는 연령대가 20대부터 70대까지 정말 다양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서로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마찰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런 것이 전혀 없는거에요! 그게 놀라웠어요. 출석률도 높았고요. 그리고, 교육생 중에 서울숲 공원 조성 직후 자원 활동가로 참여하셨던 분이 계셔서, 서울그린트러스트라는 단체 자체에 애정을 많이 보여주셨어요. 정원학교만이 아니라 저희 궁궐숲 가꾸기 봉사활동에도 참여해주시고, 교육생분들에게 ‘인스타그램에 올라왔으니 얼른 신청하세요!’ 홍보해주시기도 하고요(웃음). 그게 정말 감사했어요.
👩 혜란: 어찌 되었든 정원을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보니,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주신 분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수료식 영상 자막으로도 넣었지만, 어벤져스처럼 활약해주신 교육생 분들이 계세요. 10주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으시고 열심히 활동해주셨거든요. 그 중 한 선생님은 늘 교육장보다 텃밭에 먼저 방문해 한 바퀴 둘러보며 애정을 보여주셨던 게 생각나요. 그리고, 저희가 교육장으로 썼던 장소를 관리하시던 코디님도 많이 떠오르네요. 작년에 텃밭정원학교를 수료하신 분인데, 그 때의 기억이 좋으셨는지 모든 것에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어요. 얼굴만 마주쳐도 정말 반갑게 맞아주시고,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봐 주시고요. 그런 분들이 계셔서 텃밭학교에 애정을 가질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궁궐숲 가꾸기에 봉사하러 오신 동대문구 정원학교 교육생들과 함께!
⭐ 애정이 많았던 만큼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점들이 있었나요?
👩 혜란: 교육생들과 좀 더 친근하게 이야기 나누고 소통하고 싶었는데, 진행되는 일정과 일감의 양이 만만치가 않아서 ㅋㅋ 열심히 일만 한 것 같아 그 점이 아쉬워요. 텃밭학교의 경우엔 이미 이론 교육을 마치신 분들이라, 정말 실습 중심으로만 진행이 되었는데, 교육생들의 도착시간이 뭐랄까, 다채로웠어요(웃음). 그래서, 오늘 마쳐야 할 일의 양은 정해져 있는데 적은 인원으로 감당해야 하는 거에요. 담당자도 현장에 투입되어 열심히 일을 해야했어요. 그러다보니 좀 더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요. 수료식 날 교육생 분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10주 간 활동 한 사진을 둘러보는데 전부 뒷모습, 엉덩이만 보이더라고요(웃음). 조금 더 느슨하고 여유로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고생하며 정이 든 걸까요?(웃음) 생각보다 교육생분들이 많이 끈끈해지셨더라고요! 그래서 수료식 날 굉장히 놀랐고 감동이었어요! 수료식 날 먹을 것도 서로 챙겨오시고, 교육 과정이 끝난 뒤에도 카톡방에 텃밭을 가꾸는 이야기가 올라와요. 여전히 매주 모이시는 것 같고요. 돌아보니 저 개인적으로도 텃밭정원에 대한, 교육생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활동 장소가 저희 집 근처라, 괜히 주말에도 한 번 씩 둘러보게 되네요.
임혜란코디(좌측)의 활동모습. 교육생 뿐 아니라 혜란코디의 얼굴이 나온 사진도 찾기 어려웠다🤣
뒤에서 묵묵히, 고생많았어요!
⭐ 두 분 다 활동에 대한, 교육생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게 느껴져요! 처음 맡아본 활동이시다 보니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기도 한데요. 두 분에게 정원학교, 텃밭학교는 어떤 의미인가요?
👩 혜란: 처음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에요. 작년에 진행된 양천구 정원학교, 텃밭학교에 대한 양천구청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거든요. 담당자셨던 이한아 처장님과 임수임 팀장님이 워낙 잘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올해도 잘 할 거라는 (양천구의) 기대가 느껴졌고, 그게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그렇지만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즐겁게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덜 정신 없지 않을까요?(웃음) 더 편하게, 제대로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요.
👦 재연: 제가 작년부터 맡아오고 있는 한강숲 가꾸기 사업은 아무래도 같은 봉사자를 지속적으로 만나기는 어려운 활동이에요. 물론 여러 번 꾸준히 참여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요. 그런데 같은 분들을 3개월 동안 매주 만나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점점 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동대문구 정원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수료하신 분들이 20명 정도 되거든요. 어느 날부터는 20명의 이름이 다 기억나더라고요. 6회차 정도까지는 ‘아, 저분 성함 뭐였지?’ 하면서 머뭇거렸던 게 있었는데, 어느 순간 얼굴만 보고도 편하게 이름을 불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강사님 혼자 교육생들을 챙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소외되는 분들이 생기지 않도록 챙기려고 노력도 했던 것 같고요.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교육생들과 함께하는 김재연 코디의 (뒷)모습!🤣
⭐ 아직도 애정과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네요. 그럼 다음에 다시 교육 사업이 진행된다면, 이런 부분은 좀 더 잘해보고 싶다! 생각했던 것들이 있나요?
👦 재연: 더 잘해보고 싶다는 것 보다는, 개인적으로는 간단한 정원 교육 교재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양천구랑 다르게 동대문구 정원학교는 정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오신 분들도 절반 정도 되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좀 더 이론적인 것들에 대해 배우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깊은 이론을 다루는 건 아니더라도, 저희가 갖춘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가벼운 교재를 만들어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 혜란: 계속 얘기했던 부분이지만, 저는 교육생들과의 소통이요! 다음에 다시 하게 된다면 교육생 분들과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이야기도 나누고, 관계를 맺어가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교육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려요!
👦 재연: 한 분 한 분 이름을 불러드리며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생략하고요(웃음), 시민들이 직접 공공 공간에서 정원을 직접 만들고 꾸준히 가꿀 수 있다는 건 여전히 흔치 않은 경험인 것 같아요. 여러 지자체에서 정원 문화에 관심으로 가지고 여러 활동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저희 정원학교를 통해 더 많은 곳에서 정원 문화와 공공 정원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일들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 혜란: 저희 집이 양천구에요. 주말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길을 걷는데, 문득 길거리 가로수 주변이 작은 정원처럼 꾸며져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갔던 양천공원에도 예전과 다르게 여러 가지 식물들을 섬세하게 식재해서 관리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무래도 양천구 정원친구들의 솜씨인 것 같았어요.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시민들이 공공 정원에서 직접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제공하고, 그 범위와 지원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아 기뻤던 것 같아요. 그러니 교육생들도 더 즐겁게, 열린 마음으로 활동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텃밭정원도 저희 집 바로 근처에요! 종종 지나가다가 교육생들을 만나면 진짜 반가울 것 같거든요. 그렇게 마주치는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봅니다🙏💚
정원학교와 텃밭학교는 분명 끝났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여운이 남은 인터뷰였습니다. 교육생들이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서, 커뮤니티의 회복과 그로 인한 기쁨을 경험하길 바라며 시작했던 교육사업이었는데요. 이런 경험이 교육생들을 넘어, 담당자들에게도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기뻤던 시간이었어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도시정원가학교>는 하반기에 양천구 정원학교로 다시 시작할 예정이에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육이 아니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이런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양천구와 동대문구의 사례로 모든 자치구에 공공 정원을 함께 만들고 가꿀 수 있는 기회와 장이 확장되어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누구나, 우리 집 근처 공원에서 봉사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