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야기][워크숍후기] 제주정원/숲이야기 2편- 숲의 아름다움과 눈물을 맛보다.

2019-07-18

지난 편에서는 카멜리아힐과 휴애리의 수국정원, 베케정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드렸어요! 1편 이야기가 주로 ‘정원’ 중심의 후기였다면, 오늘은 제주의 ‘숲’을 만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자연의 아름다움과 눈물을 동시에 맛보았던 시간, 곶자왈 반딧불숲과 비자림로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p.s. 활동가들이 직접 이야기한 소감이 궁금하시다면 화면 맨~밑으로 내려가보세요:D

반짝거림, 그 이상의 감동 – 곶자왈 반딧불숲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청수 곶자왈 반딧불이숲! 이번 워크숍에서어디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은 대답이 나온 곳이기도 해요. 그만큼 모두가 신비로운 자연 그 자체에 감격하며 즐겼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제주에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는 말에 일정으로 넣었지만 한 번도 본적이 없으니 정말 반짝거릴까, 얼마나 보이려나 추측만 했더랬죠. 투어코스는 총 3가지로 나뉘어 있었는데, 저희는 그 중 가장 인기 많은 B코스로 선택했어요.(선착순 마감인데 아슬아슬하게 되었네요ㅎㅎ) 버스를 타고 쭉 나가서, 1시간 동안 곶자왈 숲길을 걸으며 출발지로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출발~!

그리고… 기대반 의심반을 가지고 곶자왈 숲에 들어섰을 때, 길 양쪽 숲속에서 수없이 반짝거리는 반딧불이를 만났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는 반딧불 사이로 걷다보니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되는 태고의 숲에 들어온 느낌도 들었어요(반딧불이는 빛에 예민하기 때문에 핸드폰도 꺼내면 안돼요! 그래서 사진이 없ㅇ…). 메말랐던 생태감수성이 다시 살아났던 순간이었죠ㅎㅎ 반딧불의 불빛은 천천히, 그리고 은은하게 깜빡거려요. 걷는 걸음은 빨랐지만 가만히 보고있으면 마음까지 평화로워 지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반딧불만큼 좋았던 건숲길을 걷는 일이었습니다. 깜깜한 밤, 불빛 하나 없는 숲길을 걷는 경험은 살면서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에요. 하루 종일 핸드폰과 환한 불빛에 의지해 살다가, 반딧불만 반짝이는 어둡고 고요한 숲속을 걸으니 그 동안 죽어있던 오감이 살아나는 기분이었답니다. :D 나중에 공원에서도 이런 야간기행 프로그램이 한 번 생겼으면 좋겠어요!

‘캄캄한 숲속의 반딧불의 움직임만 봤지만, 그 어둠속에서 울창한 숲, 곶자왈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센스 오브 원더(sense of wonder)가 꿈틀꿈틀… 와우~ 로 시작해 와우~로 끝났던…   잔잔하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by.이한아

비자림로의 눈물, 비자림로를 지키는 사람들

저희 일정의 마지막 코스는‘비자림로’였습니다. 관광지 쪽인 ‘비자림숲’이 아니라 그 인근의 ‘비자림로’라는 길이었어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오랜 친구, ‘그린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답니다.

수십 년 간 이곳을 지켜온 삼나무군락 덕분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되기도 한비자림로는 현재 도로확장을 위해 1,000그루 이상의 나무가 베어지고 있습니다. 그린씨를 비롯해‘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에서는 단27초의 편익을 위해(4차선으로 도로를 확장하더라도 단축되는 시간은 27초 뿐이라고 합니다.) 수십 년 된 나무 수천그루를 베어내는 것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어요.

△ 처참히 베어진 비자림로 삼나무숲 사이를 걸으며…

사실 나무를 베어낸다는 건 단순히 그 나무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나무그늘 아래 몸을 숨기고, 먹을 것을 구하며 살던 각종 동물들, 공생하며 혹은 경쟁하며 살던 많은 식물과 곤충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생물들의 생태계가 한순간에 망가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생태계라는 거대한 시스템 아래에서 과연 인간은 괜찮을 수 있을까요? 그린씨와 친구들, 그리고 많은 분들의 침묵의 외침이 서린 비자림로를 걸으며 우리의 시선과 태도를 되돌아보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바쁜 일상에 무심했던 우리의 마음도 반성하는 시간이었어요.

△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의 손길이 하나 둘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도 함께 응원합니다.#우리가사랑하는숲이에요 #비자림로공사전면중단

▶ EBS 지식채널e,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영상)


이렇게 제주도 워크숍을 잘~ 다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활동가들의 생생한 한마디와 함께 워크숍 후기를 마무리하려고 해요. 작년 싱가폴 워크숍에 이어서 제주도 워크숍까지… 내년엔 어디로 힐링투어를 떠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이렇게 기대되는 워크숍이라니…!! 서울그린트러스트 애정합니다…♡ (*내년에도 좋은 데 가자는 아부발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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